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여성의 신체를 전장으로 만드는 모든 전쟁 범죄를 강력히 규탄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쟁을 즉각 중단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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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서 전해지는 소식은 참혹함을 넘어 인류의 양심을 시험하고 있다. 지난 4월 발표된 ‘서안지구 보호 컨소시엄(WBPC)’의 보고서는 이스라엘군과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고향에서 내쫓기 위한 과정에서 성적 모욕과 성폭력 위협이 조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심각한 의혹을 제기했다. 가택 침입 과정에서의 강제 알몸 수색, 성적 모욕,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적 위협 등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축시키고 강제 이주를 유도하는 폭력적 통제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 비극적인 현실은 생존의 기로에 선 가자지구 여성들이 극단적인 식량 부족 속에서 성착취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전쟁이 만든 굶주림과 절망이 여성의 몸을 또 다른 폭력의 도구로 만드는 상황은 국제사회가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인도주의적 비극이다.
전시 성폭력은 국제인도법이 엄격히 금지하는 중대한 범죄이다. 제네바 협약과 국제형사재판소 규정, 그리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325호와 1820호 등은 전쟁 상황에서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을 명백한 전쟁 범죄이자 반인도적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어떠한 군사적 목적이나 안보 논리도 이러한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다.
한국 사회 역시 전쟁과 식민 지배 속에서 여성의 신체가 어떻게 정치적·군사적 목적의 도구로 이용되어 왔는지를 뼈아프게 기억하고 있다. 일본 제국주의 침략 전쟁 당시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고통과 한국전쟁 과정에서 발생했던 성폭력의 상처는 전쟁이 여성과 아동에게 어떤 구조적 폭력을 남기는지 생생히 보여준다. 이러한 폭력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피해자 개인의 삶과 공동체에 깊고 오래 지속되는 상흔을 남긴다.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무력 충돌 속에서도 여성의 신체는 여전히 가장 취약한 전장이 되고 있다. 성폭력의 공포는 소녀들의 교육을 가로막고, 여성들의 사회 참여를 제한하며, 공동체 전체를 침묵과 공포 속에 가두는 수단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현실은 단지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보편적 인권의 문제이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전쟁과 무력 충돌의 즉각적인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 국제사회는 전시 성폭력과 인권 침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 규명을 통해 가해자들이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피해 여성과 아동을 보호하고 치유와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총성이 멈추지 않는 한 여성의 안전도, 진정한 평화도 존재할 수 없다. 우리는 여성의 신체가 더 이상 전쟁의 도구로 이용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전 세계 평화 세력과 연대하며 끝까지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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