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30일 오후 6시를 기해 종료됐다. 이틀간 진행된 이번 사전투표의 최종 투표율은 34.74%로 집계되면서, 지난 2022년 대선(36.93%)보다 2.19%p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 4,436만 3,148명 중 1,462만 5,746명이 참여해 사전투표를 마쳤다. 전날(29일) 1일 차 투표율은 19.5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2일 차인 이날은 15.17%에 그치며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 대선 사전투표율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제도 도입 이후 동일 선거 기준 처음으로 하락한 사례다. 그간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에서 사전투표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을 보여 왔으나,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전투표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평일 투표일정 ▲과도한 네거티브 선거전 ▲지지율 격차에 따른 유권자 이완 등을 지적한다.

이번 사전투표는 평일인 목요일(29일)과 금요일(30일) 양일에 걸쳐 실시되었으며, 휴일이 포함되지 않은 일정 탓에 직장인과 학생층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는 분석이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부대표는 "대선 사전투표일이 모두 평일일 경우, 이동과 시간의 제약이 커 투표율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이어진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 역시 유권자의 정치적 피로도를 높이며 투표 동기를 약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TV 토론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가족사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고, 이에 따른 민심 이반이 일부 나타났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 또한 사전투표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선거 직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간 9%p가량의 격차가 나타나면서, 양 진영의 일부 유권자들이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된다"는 심리로 투표를 기피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권은 이번 사전투표율이 어느 후보에게 유리할지에 대해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선대위 전략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는 내란과 위기에 맞서는 국민의 선택"이라며 "지지층 결집이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은 "괴물 독재를 막기 위한 국민의 열망이 극적인 반전을 만들 것"이라며 여론의 반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오는 31일과 6월 1일 본투표를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으며, 전국 투·개표소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본선거는 6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투표소에서 실시되며, 이후 개표가 진행된다. 결과는 1일 새벽 중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