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규정없이 막대한 법률자문 비용을 국내 대형로펌에 집중해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호선 의원(충북 증평·진천·음성,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농협이 2021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사용한 법률자문 비용은 84억이다. 특히 국내 대형로펌에 사용한 법률자문 비용은 51억이 넘었다.

법률자문 의뢰 내역을 보면 단순 법률 해석도 대형로펌을 찾아 수억원씩 지급했다. 21년부터 태평양에는 14억 4500만원, 김앤장 11억 1700만원, 세종 10억 1100만원, 율촌 9억 9700만원, 광장 5억 4000만원을 지불해 총 51억이 넘는 금액을 법률자문 비용으로 지불했다.

이렇다보니 타 기관보다 법률자문에 높은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 농협은 지난 일년 간 기준 법률자문을 115건 의뢰해 건당 평균 360만원을 사용했다. 

수협과 비교하면 195건에 약 1억 8,300만원을 지출해 평균 약 93만원을 사용해 3.8배 높은 수준이다. 수협의 경우 사안의 경중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로펌 규모에 따라 법률자문 비용 한도가 정해져 있다.

그러나 농협은 법률자문 규정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외부법률자문 및 법률자문 용역계약을 할 시 법률고문을 통해서 로펌, 자문 비용 등을 조정하는데 법률고문 임명을 내부 추천을 받아 비공개로 모집하고 있고 명확한 비용과 로펌 계약 규정이 없다. 

농협의 법률고문 임명 현황을 보면, 태평양, 세종, 율촌 등이 포함되어 있어 사실상 자신의 로펌에 ‘셀프 몰아주기’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에 반해 한국농어촌공사는 법률고문을 공개경쟁 방식으로 하도록 규정했다. 

임호선 의원은 “농협이 주먹구구식으로 자문을 댓가로 대형로펌에 과도한 비용을 지불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라며 “농민들의 피땀흘린 출자금으로 운영되는 농협 재정을 집행하는데 투명한 절차와 명확한 지급 기준을 마련해 무분별한 법률자문 계약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