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칼럼] "함께 잘 사는 나라" |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
하나님이 원하시는 나라는 ‘함께 다투지 않고 평화롭게 잘 사는 나라’이다. 이사야 11장 6절에서 8절에 “그 때에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 아이에게 끌리며 암소와 곰이 함께 먹으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엎드리며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며 젖 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젖 뗀 어린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라”라고 말씀한다.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 이후 초대교회 성도들은 성령 충만한 공동체로서 자신의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에 따라 나눠줬다(행 2:44-45). 필자는 초대교회의 모습을 ‘사랑의 공동체’, ‘나눔과 섬김의 공동체’라고 본다. 그들은 자신의 소유를 내놓는 걸 강요당하지 않았다(행 5:4). 단지 은혜 받은 것에 감사해 그들의 소유를 스스로 가난한 사람들과 나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도 구제와 나눔에 힘썼던 초대교회의 모습을 본받아 매년 교회 전체 예산 약 1,200억 원 중에 3분의 1인 400억 원 가량을 섬김, 사회구제, 선교 사업에 사용한다.
우리는 공존(共存), 공영(共榮)해야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가진 자들부터 과감하게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대부호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올해에 3조 원이 넘는 돈을 기부했다. 지난 7월 17일 미국 매체 CNN머니와 CNBC 등에서 워렌 버핏의 올해 자선단체 기부액이 34억 달러(한화 약 3조 8,300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CNBC는 이로써 지금까지 워렌 버핏의 기부 누적 총액이 현재 시장가치로 약 467억 달러(52조 원)라고 전했다.
이렇게 많은 돈을 기부하는 이유에 대해서 워렌 버핏은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2006년에 기부를 시작할 때 버핏은 세계 2위의 갑부였으나 12년이 지난 지금은 세계 3위에 자리해 있다. 하지만 재산은 오히려 늘었다. 당시 워렌 버핏은 374억 달러(약 42조 2,000억 원)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포브스에 따르면 2018년 3월 기준 840억 달러(약 94조 7,000억 원)을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그가 기부를 하지 않았다면 그는 100조원이 넘는 재산을 보유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환한 미소가 있다.
과거에는 못 먹어서 배고픈 세상이었지만, 요즘은 살이 쪄서 고민인 세상이다. 모든 돈은 하나님의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돌보는 청지기에 불과하다. 성경에서 ‘주는 자가 복이 있다’(행 20:35)고 말하듯이 우리나라가 지금까지는 돈을 쌓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돈을 바람직하게 잘 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복지사각지대에서 고통 가운데 살다가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이 있다. 필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위임목사로서 매달 극빈자 가정을 심방하고 있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교회로서의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를 상실한 것이다. 이제 한국 사회도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을 바꿔 돈을 나눠줄 때가 됐다. 무조건 전 재산을 팔아 나누라는 것이 아니다. 강제로 돈을 빼앗아 나누겠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가진 자들이 자원하는 마음으로 소유한 부를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게 나누자는 것이다.
우리의 남은 부를 소외된 자들과 함께 나눌 때 우리는 돈이 줄 수 없는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며, 우리의 나눔을 통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이루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이 같은 낮아짐, 나눔, 섬김에 앞장서게 될 때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지게 되고, 다 같이 잘 사는 행복한 통일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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