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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백성들의 마지막 한가위 [덕암 칼럼]
배명희 2020-10-01 추천 1 댓글 0 조회 703


 

[덕암 칼럼] 착한 백성들의 마지막 한가위​

고향가지 말라는 말은 동남아시아 전체를 통틀어 대한민국뿐이고

질병확산의 명분은 관광지의 북새통으로 앞뒤가 안 맞는 상식 밖의 아이디어​


  

민족 대명절 추석이 시작되면서 오래전부터 연례행사로 여겨져 왔던 민족대이동은 사라졌다고속도로이 흐름이나 대중교통에 귀향의 꿈을 실었던 행렬들은 하루아침에 관광지로 발길을 돌렸다.


너무나도 착한 백성들은 나라가 동으로 가라면 가고 서로가라면 가는 심성을 지녔기에 기다리는 부모보다는 국민전체의 건강을 위하는 배려로 명절날 차례가 무엇인지 한복입고 송편을 빚어야 하는 이유를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을 수 있었다.

이미 죽고 없는 조상들에게 바리바리 제수음식 만드는 번거로움이 없어졌다고 대한민국 며느리들 편해졌을 거라는 언론보도의 부추김도 이젠 별로 낯설지 않다고향가지 말라는 말은 동남아시아 전체를 통틀어 대한민국뿐이고 질병확산의 명분은 관광지의 북새통으로 앞뒤가 안 맞는 상식 밖의 아이디어가 돼버렸다.

어느 누구의 발상인지 알 수 없으나 이의를 제기했다가는 국민건강이라는 명분에 누구든 역적이 되도 마는 세상이다고속도로휴게소 마다 인산인해가 났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나 열 체온 검사는 해열제 한 알이면 확진자 들도 거뜬히 지나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전국에서 모여든 탓에 고향이 모두 다르고 시골마다 신선한 공기에 뿔뿔이 흩어져 부모에게 효를 행하고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착한 백성들은 등져 버렸다.

농사일로 다져진 체력에 도시민들 못지않게 건강하신 부모님을 면역성 약한 노인으로 가정하고 아들딸과 손자손녀는 괜히 인사하러 갔다가는 병원균을 옮기는 숙주 취급하는 논리는 어떤 근거로 만들어졌을까.

훗날 역사에는 이번 추석을 뭐라 해석할 것이며 한번 무너진 동방예의지국의 자존심과 무디어진 효의 공백이 다시 복구될 수 있을는지 사뭇 우려되는 시국이다나랏일 하는 자들은 공무원한명의 신병에 대해 자국의 책임자와 북국의 책임자 말이 다르고 얼버무리는 여당과 옥에 티라도 잡은 듯 거품 무는 야당들의 형편없는 추궁의 조건들을 보며 오도가도 않고 있는 백성들의 눈치를 살핀다.

피폐해진 살림에 하루에도 수 십 명씩 극단적 선택이 줄을 잇는 상황에 누구의 아들이 군대를 탈영했느니 마니가 중요한건 아니다.

그런 사항에 대한 옳고 그름은 그들에게 중요한 것이지 백성들에겐 별 의미가 없는 것이다이제 곧 겨울이 오면 이른 바 춥고 배고픈 자들이 도처에 널릴텐데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나라님들의 고뇌에 찬 성찰이 돌출되지 않는 한 그 고통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할 것이다.

속담에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있다질병은 잡아야 하지만 방법에 대해 구체적이거나 명확한 근거보다는 온 사방이 난리 법석이다푸른 바다와 공기 좋은 산에서 마스크 쓰고 좁은 식당에서 벗는가 하면 이미 010이 없어진지 언젠데 출입서명부마다 010을 빠짐없이 꼬박 쓰는 착한 국민들이다.

이제 이번 같은 질병이 오지 말아야겠지만 설령 오더라도 이번 같은 추석은 더 이상 번복되지 말아야 한다착한 백성보다는 소신 있는 백성이길 바라며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은 이상 우리네 몸은 부모님의 은덕으로 생기고 자랐으니 명절날 외롭도록 방치하는 일은 마지막 이어야 한다.

하루아침에 천문학적 재난지원금이 자고나니 통장에 입금되어 웬 떡인가 싶지만 이 또한 정작 사지에 몰린 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굶주린 자들에게 떡을 나누웠지만 이가 성치 않은 자위가 성치 않은 자받아먹을 바가지가 없어 외려 아무 말 없는 게 차라리 낫지 싶은 자들이 지천에 널려있는 건 여전히 먹고 살만한 자가 세운 정책이 당장 굶주린 자의 상황을 모르기 때문이다.

계좌가 압류되고 휴대폰 명의를 빌렸거나 정작 임대료를 못내 이미 폐업한 자 등 이래저래 줘도 못 받는 자들이 많은 반면 나름 조건에 맞는다면 어느 정도라도 세금 냈거나 근거가 있는 자들만이 받을 수 있었다.

얼마 전 경기도 안양에서 60대자매가 어려운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소식이 뉴스에 보도됐다술집을 운영하는 자매는 구제의 사각지대에 방치되면서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뿐일까. 2019년 기준 하루 37명이었으니 내년 9월쯤 발표되는 2020년 통계는 예상조차 하기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10대 여학생들의 성매매는 이제 일상적 뉴스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한다경제적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가정의 피하지 못한 파편을 맞은 것이지만 정작 더 불행한건 인터넷에 올리기만 해도 굶주린 늑대들의 대대적인 출현은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자영업자들은 두 번 다시 장사를 하지 않겠다며 창업이 아닌 폐업비용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호구지책의 끝자락에서 재난지원금을 지속적으로 퍼주지 않는 한 허기진 배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명절날 방송사 카메라 기자들 틈바구니에 싸여 재래시장판 돌아다니면 경제가 살아날까.

문화예술스포츠인 들은 응원의 에너지도 없이 무관중 공연과 경기를 펼치며 끼를 잊지 않으려 애쓰지만 정작 업무가 줄어들거나 사라진 관계기관의 공무원들은 없는 일도 만들어 초과근무수당까지 챙기는 가증스러움이 도처에 넘치고 있다.

언제부터 이 땅에 도덕과 기본과 배려가 사라진지 알 수 없으나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이제는 여론의 장난질과 정치권의 무책임에 대해 두 눈 부릅뜨고 살펴보는 판단력이 절실한 시점이다적어도 후손들에게 같은 전철을 밟게 해서는 안된다.
 

2020.9.30.

경인매일 회장 덕암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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